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매화는 저렇게 옹색한 곳에서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첫 봄꽃을 피워내죠. 우리 사회도 결국 꽃을 피우고 봄을 맞지 않겠어요?" 봄의 시작을 알리는 매화가 예년보다 다소 늦게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지리산의 천년고찰 구례 화엄사에 300년 넘게 뿌리 내린 홍매화와 들매화도 꽃망울을 틔웠다. 산사의 아름다운 봄을 대중들과 공유하고자 시작된 '화엄사 홍매화·들매화 사진 콘테스트' 5주년을 맞아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은 17일 "경제·사회 모든 면에서 차갑고 어려운 시기지만 꽃을 통해 희망을 얻고 위로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덕문 스님과의 일문일답. 매년 3월 화엄사 홍매화·들매화 사진 콘테스트를 열게 된 취지는. ▲ 2020년 봄, 근래 10년 사이 홍매화가 가장 예쁘게 피었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방문객이 거의 없어 나만 보는 호사를 누렸다. 도심에서 마스크를 쓴 채 집단 우울증에 걸린 것처럼 다니던 사람들의 모습이 함께 떠올랐다. 산사에 와서 우울한 마음을 달랬으면 하고 이듬해부터 행사를 하게 됐다. 그냥은 안 올 것 같아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으면 상품을 주겠다고 했는데 전문 사진작가들까지 몰렸다. 올해는 화엄사 들매화에 이어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대한민국 최초의 쿠바 주재 대사관을 이끌게 된 이호열(54) 대사는 양국 간 올바른 우호선린 관계 구축을 위한 초석을 놓겠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비롯한 경제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이 대사는 현지 당국과 경제협력 사업 논의의 물꼬를 트는 역할과 더불어 문화 및 스포츠 교류와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과 쿠바 수교 1주년(2월 14일)을 앞두고 쿠바 외교부에 신임장 사본을 제출하는 등 공식 업무를 수행 중인 이 대사는 "아바나에 개관한 재외공관에서 한인 후손 서류 공증 작업을 진행하는 등 영사 서비스 시스템은 이미 안정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대사와의 일문일답. 주쿠바 초대 한국 대사로 임명돼 현지 부임한 소감은. ▲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한편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유년 시절 중남미 지역에서 5년간 생활하며 지역 언어 및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공관장으로 쿠바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된 것을 하나의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2월 14일 양국 수교 후 지난 달 17일 대사관 개관에 이르기까지
주)우리신문 이용세 기자 | ※ 편집자 주= 이번 특집 기사는 2022년 9월부터 시작된 인터뷰 가운데 명절에 더욱 힘들게 지내는 사람들의 사연을 묶은 것입니다 명절 때가 되면 사람들은 즐겁다. 부모님과 자녀, 손주들, 친지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명절 때가 되면 더욱 서럽고 힘든 사람들이 있다. 부모님으로부터 오지 말아 달라는 은근한 메시지를 받는 미혼모들, 실종된 자녀를 아직도 못 찾고 있는 부모들, 가족의 품이 더욱 그리운 고아 등이 그렇다. 사고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 북한에 가족을 두고 있는 탈북민들도 명절 때가 되면 또다시 마음이 무너진다. 김민정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 미혼모들도 명절에는 친정에 가고 싶다. 그렇지만 부모님들은 은근히 오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친지들과 동네 사람들에게 창피하니 모습을 드러내지 말라는 것이다. 김민정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미혼모들은 친정이나 사회의 비난 대신에 칭찬을 받아야할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낙태하지 않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으니 책임감 있고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미혼모와 가족들은 명절 때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 갈 데가 없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주한 미국대사로서 한국의 비상계엄과 이후 탄핵 국면을 지켜봤던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비상계엄은 "엄청난 실수"이자 "비민주적 행동"이라고 평가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재임 중 한국 측에 분명히 밝혔다고 소개했다. 골드버그 전 대사는 "한국인들, 특히 한국 정치권이 국회와 법원을 통해 헌법 절차를 따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적으로 이견이 있을 것이나 대부분의 경우 한국인들이 헌법적, 법적 절차를 따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버그 전 대사는 2022년 7월 주한대사로 부임해 지난달 7일 이임했다. 다음은 골드버그 전 대사와의 일문일답. 주한대사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한미동맹 70주년(2023년) 즈음의 대부분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윤석열 대통령의) 워싱턴 국빈 방문도 있었고 2023년 8월 동맹을 크게 강화하고 훨씬 더 강력한 한미일 협력의 틀을 만든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도 있었다. 나는 제주에서 비무장지대(DMZ)까지 여행을 다녔기 때문에 한국 전역을 보았다. 이렇게 역동적인 나라를 볼 수 있어서 정말 큰 경험이었다.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기후변화의 피해를 체감할 수 있을 만큼 현실화하면서 환경운동이 시민단체에 한정되지 않는 시대가 됐다고 진단했다. 최 이사장은 지난 16일 일주일 일정으로 시작된 환경재단 주최 제15회 그린보트 출항에 맞춰 인터뷰했다. 그는 '환경'이라는 단어가 생소했던 시절부터 지난 40여년간 환경운동의 최전선에서 개척자를 자처했다. "환경운동을 시작했을 땐 환경이라는 말 대신 '공해 문제'라고 했어요. '공해라도 좋으니 배불리 먹었으면 좋겠다'는 조롱 섞인 말이 들렸던 시대였지요. 하지만 공해의 위협을 막아야 한다는 멈출 수 없다는 책임감이 나를 움직였습니다." 이제 전 세계 환경운동의 초점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기후변화다. 최 이사장은 "기후변화는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악화했다"며 "환경운동이 이제 더는 시민단체 의 영역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부, 기업, 시민의 '삼박자'를 제시했다. 그는 "기후변화 이슈는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의 주요 의제가 됐고, 세계적 투자자본도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경영을 요구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주)우리신문 김정숙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정책 외에도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한 경기 부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약 15조∼20조원 규모를 제안했다. 이 총재는 1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외부 요인으로 둔화한 성장률을 보완하는 정도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규모로 15조∼20조원을 언급했다. 한은은 비상계엄 사태 등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0.2%를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는데, 이를 보완하는 수준으로 해석된다. 기존 전망치는 0.4%였다. 이 총재는 "추경은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어 부담"이라면서도 가급적 빨리, 어려운 자영업자를 골라 선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동결했다. 신성환 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경기만 보면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한 상황이지만, 워낙 대외 불확실성이 크다"며 "숨을 고르고 정세를 파악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한은이 경기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도 있는데, 금리 인하 사이클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통화정책만 가지고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거나,
주)우리신문 전은술 기자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정치적 갈등, 시위, 총파업 등이 길어질 경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욘 파렐리우센(Jon Pareliussen) OECD 한국·스웨덴 담당관은 12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경제적 여파는 정치 상황이 어떻게, 얼마나 빨리 해결되느냐에 따라 결정적으로 달라질 것"이라며 "지속되는 정치적 혼란은 불확실성과 신뢰도 측면에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OECD는 지난 4일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2.2%에서 2.1%로 낮췄다. 올해 성장률은 2.5%에서 2.3%로 조정했다. 파렐리우센 담당관은 "전례 없는 이 에피소드(비상계엄) 직전에 (한국이) 2025년과 2026년에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정치적 대치, 거리 시위, 총파업이 장기화하면 수요가 위축되고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으며, 다음에 우리가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게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정치 상황이 민주적 제도가 존중되는 가운데 신속하게 해결된다면 신뢰가 회복되고 국민 불안에 미칠 영향도 제한될 것으로 봤다.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성장에 미칠 영향이 매우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경제 상황에 관해 대통령 임기 불확실성이 없어져야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원화 가치는 한국의 펀더멘털보다 저평가된 상태지만 앞으로도 내수 부진에 따른 저금리 기조 등으로 추가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봤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루실라 보닐라(Lucila Bonilla)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시장이 이미 트럼프 시대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소화하고 있던 어려운 시점에 정치적 혼란이 발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한국을 바라보는 국제적 시각에 대해 "한국 주요 기관, 특히 국회와 한국은행이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하고 있고 시장 반응도 이를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직(presidency)의 미래가 더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시장 약세와 변동성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탄핵정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장이 안정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비상계엄과 윤 대통령 탄핵안 폐기 직후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극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세계적 달러 강세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
김도연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장의 인터뷰 기사는 네 차례로 나누었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 기사입니다. 첫 번째 기사는 18일 [삶] "누굴 유혹하려 짧은치마냐? 넌 처맞아야"…남친문자 하루 400통이라는 제목으로 송고됐습니다. 다음 주 초에 나가는 세 번째 기사는 연인 간 성폭력, 동영상 유출 등을 다루고 그다음 주에 나가는 네 번째 기사는 구조적 문제와 해결 방안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삶]은 자서전적 인터뷰여서 성장기 스토리와 개인의 사생활, 개인 사진 등이 많이 들어갑니다. ※편집자 주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20대 중후반의 남녀 연인이 있었다. 여자는 상품을 파는 자영업을 하는데, 늦게 귀가한다는 이유로 남자와 다투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날도 여자가 늦게 귀가하자 남자는 발길질을 시작했다. "일찍 들어오라고 내가 몇 번이나 이야기했냐?. 내 말이 우습게 들리냐?"면서 손과 발로 마구 폭행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자 여자를 쓰러트린 뒤 목을 조르고는 뜨거운 다리미로 여자의 다리, 가슴, 얼굴 등을 지졌다. 여자가 고통과 공포에 비명을 계속 질렀는데도 남자는 멈추지 않았다. 여자는 일단 이 폭력에서 벗어나야겠다고 판단했다. 다시는 안 그렇